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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성공할 수 있을까?

빠른 성공을 원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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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레인인데 패스트레인이 아니다?

우리 팀명은 FastLane이다. FastLane은 '부의 추월 차선'에서 나온 단어로 어떤 목표에 지름길을 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성공을 하기 위해 엄청난 희생 바탕으로 하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다. 우리는 재미있고 빠르게 원하는 곳에 도착하길 바란다. 상대적이긴 숫자지만 그렇다고 1~2년 안의 빠른 성공을 원하지 않는다.

이유는 1~2년 안에 대박 나는 서비스 규모가 당시에 대박이라고 해도 깊이가 낮은 만큼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깊고 좁게 2~3년 걸려서 쌓은 것들에 대한 인사이트가 결국 더 큰 보상이 올 거라고 믿는다. 더 큰 보상을 생각하면 이것이 우리가 생각한 진정한 패스트레인이 아닐까?

 

처음부터 대박 나기 힘든 서비스들

패스트레인이 만든 서비스를 보면 단순하다. 베이직한 서비스만 만들었다면 다운로드 수가 현재보다 많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라면 타이머만 봐도 타이머가 필요한 타겟에서 더 좁게 들어가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니 시장 자체가 더 작다. 시작부터 엄청난 대박을 다운로드 수를 내긴 어렵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우리는 재미있고 간단한 서비스를 만든다는 점에 집중했다. 우리가 직장인이라 여기에 100프로 올인할 수 없는 점, 서비스 규모가 클수록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하다는 점, 실패를 했을 때 결국 경험 하나를 얻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우리 능력에 비해 좀 쉽고 부담 없는 서비스를 많이 만들어서 그것을 통해 많이 실패하는 경험을 쌓아 인사이트를 얻자고 정했다.

 

실패하기 위한 서비스

우리는 이번에 만드는 앱도 여전히 아주 크게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은 앱을 만든다. 차라리 더 기능만 충실하게 만들면 사용할 사용자가 많을 텐데 그렇지도 않다. 대신 우리가 해보고 싶은 재미를 넣었다. 물론 자신의 재미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적용한 재미라는 것은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단순히 자기만족이 아닌 좋아하길 바라고 우리에게 좋다고 느끼는 포인트를 적용해서 만든다. 그동안 이런 서비스를 만드는걸 많이 본 적은 없다. 7년간 디자인을 했지만 회사에서 한 번도 한적 없고 모험이다. 그렇지만 이런 쪽의 우리만의 인사이트를 얻는다면 결국 목표로 하는 크고 멋있고 대단한 서비스를 우리가 찾게 되지 않을까?

 

결국 기능이 아닌 다른 것

오늘 패스트레인이 회의가 있었다. 다음 앱에 대해 두 개 디자인 테스트를 J와 의논했다. A타입은 좀 일반적이고, B타입은 일반적이지 않아 당황스럽지만 신선하다. 보통 회사에서는 이럴 때 안전한 A타입으로 결정하는데 우리는 우리가 재미있게 느끼고 실험할 수 있는 B타입을 선택했다. 신기했던 건 그 타입에 대해 오히려 거부할 거라 생각한 J가 더 흥미로워했다. 싫어할 것이라고 혼자 추측한 건 일반적이지 않아 불편하고 어색해서 좀 더 기능 위주의 UI에 집중하지 않을까 추측했다. 익숙한 걸 하자고 할 수 있는데 개발자 J는 흔쾌히 새로움을 선택했다. 그래서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건 디자이너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닌 개발자도 원하고 즐거워하는 영역이구나 나도 내가 갖던 편견이 깨졌다.

 

'아직' 성공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우리는 가끔 이런 가정하에 말한다. 우리가 정말 그냥 먼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먼저 만들어서 대박 난다면 어땠을까? 그럼 우리는 이런 모험을 계속했을까? 잘되는 것에만 집중하여 우리가 처음에 FastLane을 만든 의미는 퇴색되지 않을까?

우리는 재미있는 과정에서도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서 FastLane 만들었는데 결국 회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나 자신을 희생하고 내 안의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찾는 건 아닌 이미 정해진 답이나 다른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춘 앱만 만들지 않았을까? 그래서 어쩌면 처음에 실패할 앱을 만들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예상으로 완전 실패작일 될 거라 생각한 라면 타이머는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다운로드가 발생하며 가능성을 뿜 뿜내고 있다. 아마 이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우리가 좋다고 생각한 방향성과 시장의 좋은 피드백이 만나는 접점을 즐겁게 탐색할 수 있는 것 같다.

돌이켜보니 빨리 성공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고민할 수 있어서, 우리가 원하는 서비스를 더 많이 실험할 수 있어서, 또 우리 서비스 성공에 대해 설레고 간절한 마음을 매일 느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참고:지금 패스트레인이 투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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