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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이기는 법

외국계기업 면접 합격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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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첫직장

J의 첫 직장은 외국계 중견기업이었다. 대학원 생활이 바빠 회사 입사시험과 면접 준비를 제대로 못해 SK, LG, 삼성, 네이버 등 대기업 입사 지원에 실패했다. 몇번의 면접과 직무적성 시험에 떨어진 뒤 준비없이 입사하는것은 하늘에 별 따기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남은 곳이 없는지 찾아보던 중 내년 상반기 지원을 위해 미리 시험 유형이라도 보러 가자는 생각에 IBM Korea에 연구직군을 지원 했다.

 

행운의 시작

서류 합격통보가 오고 첫 시험은 직무적성이었다.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시험을 쳤다. 시험 방식은 컴퓨터를 통한 문제 풀이었고 답안은 4지선다였지만 영어로 된 수학 문제였던걸로 기억한다. 설명을 듣고 한두 문제를 풀고 있을 때 컴퓨터가 먹통이 되기 시작했다. 화면이 프리징 되었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IBM Korea의 입사 시험은 외국에서 서버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해외 서버에 문제가 생긴것 같았다. 당일날 시험이 이루어 지지 못하고 시험 담당관이 사과를 하며 날을 다시 잡아서 와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캠퍼스 CEO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에 올 날을 기약할 수 없었지만, 어쩔수 없이 돌아갔고 캠퍼스 CEO 프로젝트 합숙 마지막날에 연구실 후배에게 뒤를 부탁하고 하루 일찍 집에와서 재시험을 보러갔다. 이때 어차피 떨어질거 연구실에서 하던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하고 내년을 기약할까라고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시험을 마지막까지 마무리해야 제대로 유형을 익힐수 있었기 때문에 다시 시험을 보러 갔고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시험보러 온 사람들이 첫날의 절반정도였기 때문이다. 첫 시험과 재시험 사이 시간에 이미 면접을 통과하거나 그 뒤에 잡힌 면접날과 겹쳐서 못온 사람들이 생겼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다른 지원회사가 없었던 J에게는 운 좋은 상황이었다. 문제당 제한시간 1분을 최대한 활용하며 천천히 문제를 풀어갔다. 문제를 많이 맞추면 난이도가 올라가고 답을 틀리면 난이도가 낮아지는 형태였던것 같다. 사람들이 절반정도 빠졌기 때문인지 가장 자신이 없었던 직무적성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고 영어 전형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래도 되나? 두번째 행운

영어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이메일에 적힌 면접장으로 갔어야 하는데 당시 네이버 지도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전화로 물어보고 뛰어가면서 겨우 약속 시간 2분전에 면접장소에 도착을 했다. 면접방에 들어가니 머리가 하얀 나이드신 외국 여성분이 계셨고 1대 1로 면접을 시작했다. 면접담당은 이름이나 자기소개, 회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간단한 질문을 했다. 여기서 실수한것이 "저희 회사 제품을 설명해주세요" 라는 질문에 처음에는 잘 모른다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몇개의 질문뒤 다시 한번 회사 제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라는 질문에 대략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등을 하는 것으로 알고있고 역사가 100년이 되었다는 홈페이지에 있던 설명문구가 생각나 답변을 했다. 명백하게 공부를 안해온 티가 났기때문에 당연히 면접에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과는 합격.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IBM Korea의 영어전형은 외국어 학원에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실제 직원이 아니었기에 답변 내용은 무시하고 영어 능력만을 평가했던것이었다. 운좋게 3라운드에 진출 할 수 있었다.[참고:도전을 주저하고 있다면, 첫 앱 탄생]

 

영업 롤플레이?

마지막 면접은 실제 실무자와의 면접이었다. 면접은 두단계로 이루어 졌으며 그 중 첫단계가 롤플레이였다. 각 지원자에게 똑같은 종이가 주어졌고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당신은 운전중에 차가 고장나서 근처 규모가 있는 카센터에 들렀습니다. 그 카센터는 모든 문서 업무를 오래된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었으며 IBM의 제품을 사용하면 업무 향상을 이룰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차를 수리한 몇일 뒤 영업을 위해서 다시 방문했습니다. 면접관을 카센터 임원들이라 생각하고 저희 제품을 팔아보세요." 영업?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본적도 없는 영업이라니. 어차피 여기까지 올라온것은 엑스트라 보너스 같은 것이었고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고 면접을 봐왔기 때문에 별로 아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자신감 있게 이야기를 꾸며내기 시작했다. 카센터에 오게된 이유는 종이에 쓰여있는대로 설명했고 어떤 제품을 추천하는지 질문을 받았다. 당시 한창 클라우드가 뜨고 있었기 때문에 연구실에서 세미나를 위해 아주 얇은 클라우드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있어서 IBM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팔고 있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업무 효율을 극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가 무엇인지 설명하라는 질문을 받았고 얼마전 세미나에서 설명했던 내용을 자연스럽게 설명했다. 영업 카테고리긴 하지만 어차피 면접 보는 사람들은 내가 지원한 연구 직군 사람들이었다. 기술에 관한 내용이 나오자 면접관들이 눈을 반짝이며 집중했고 면접 분위기는 부드럽게 흘러갔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 제품을 판매한 곳에서 효과를 보았나?" 라는 질문에도 어차피 꾸며낸 이야기인데 라고 생각하면서 대기업에 판매해서 50%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았다 라고 답변했다. 50%씩이나 향상시켰는데 내가 무슨말을 더 하겠나 라고 면접관이 피드백하며 롤플레이는 좋은 분위기로 종료되었다.

 

마지막 행운

롤플레이가 종료되고 실제 내가 해왔던 업무에 대한 설명을 하는 시간이 바로 시작되었다. 여기서 두가지 신기한 경험을 하게되었다. 이전 LG CTO를 지원했을 때 면접까지 가서 떨어졌는데 LG에 대한 조사가 부족해서 LG를 하드웨어 전문회사라고 생각했고, 내가 한 프로젝트를 3개만 설명하라고 했을때 연구실 생활 중간에 했던 장비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와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했다. 대부분의 연구실 생활을 앱 개발에 쏟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J의 강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고 탈락을 했다. IBM은 가벼운 마음으로 갔기 때문에 교수님이 하는 사업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이야기 했고 자연스럽게 앱과 서버를 다룬 경험에 대해 설명 할 수 있었다. 그 당시 LG에서도 모바일을 한참 준비하는 중이라 앱과 서버를 다룬경험을 설명했으면 면접을 통과할 확률이 크게 올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전에 다른 회사들과 다르게 자소서에 자신을 낮추지 않았고 지원동기에 대해 거짓도 적었다. 사실 입사 지원전까지 IBM이라는 회사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IBM은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꼭 오고 싶었다라고 적었는데 막상 그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언제부터 IBM에 오고 싶었고 계기는 어떻게 되었는지. 이 질문에는 살짝 당황했다. 내가 적은 거짓말이 그대로 돌아올것이라고 생각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좋게도 이전 IBM에서 주최하는 앱개발 경진대회 설명회에 참가한적이 있었고 거기에 참관하면서 부터 IBM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답변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면접관중에 한분이 내가 그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하셨고 기억은 잘 안나지만 행사장에서 뵜던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그 면접관은 그 대답에 굉장히 흡족해 보였고 J같은 스펙의 사람이 막상 합격해도 다른곳에 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마지막으로 받았다. 이 질문으로 면접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합격을 확신하면서 다른곳은 이미 다 떨어졌다라고 솔직한 상황을 전달했다.

 

나에게 맞는 것

J는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되어 운과 운과 운에 의해서 외국계 중견 기업 연구직에 합격했으며 그해 신입 14명중에 단 2명이 선출된 연구직의 일원이 되었다. 다른 회사에 입사 지원했을 때 면접때부터 서로가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하지만 정말 맞는 장소를 찾아간다면 딱 맞는 옷을 입는것 처럼 자연스럽게 상황이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FastLane을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내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처럼 상황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어떤 장소가 자신의 몸에 맞는지는 도전해 보기 전에는 모르는 것 같다. 그러니 이글을 읽는 당신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두려워 말고 일단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정말 당신이 가야할 길이라면 운명이 인도해 주리라 믿는다.[참고:아픔이 당신을 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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