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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이기는 법

프로(PRO) 감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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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프로일까?

이 사람 일을 잘하는 것 같은데 왜 인정을 못 받아보일까? 나는 회사 안에서 인정받는 사람일까? 나는 P.R.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일까? 그게 무슨 상관이지, 어차피 프로란 나랑 먼 이야기가 아닐까?

회사 안에서 업무적으로 약간의 의견차가 생기면서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었다. J는 무조건적으로 내게 위로를 해주었는데 J와 이야기하면서 내가 화났던 부분, 더 나아가 상대에게 바랬던 점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나는 내가 프로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부를 수 있는 어느정도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리딩 한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을 통해 이직을 할 때 금전적 보상을 받았다. 또 나와 비슷한 경력을 가진 분들의 디자인 코칭도 종종 해주고, 강의도 제안받고 있으니 엄청난 스타 디자이너는 아니래도 프로리그에 속한 플레이어는 맞다.[참고:진짜 내 몸 값 알아보기] 나도 주니어 시절 아마추어 리그에서 엄청 삽질(?) 아닌 삽질과 시간을 투자하여 여기까지 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저 사람이 진짜 프로인지 아닌지 얼추 눈치 정도를 챌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어떤 인정을 받는지 아는 법

이 눈치가 중요한 것은 반대로 상대가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여기서 상대란 회사 동료의 모든 마음을 살 필요는 없다. 나는 회사에서 돈 주는 상대(사장)가 내 헌신에 대해 제대로 이해했는지만 알면 된다. 왜 말로는 사장이 '당신 헌신이 너무 고마워'라고 옆에 동료가 매일 칭찬해도 어쩜 매일 혼나는 내 연봉이 더 높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사실 제일 정확한 것은 연봉이다.

 

프로 감별법

나는 상대와 이야기 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점은 상대가 그 일에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어떤 결과물을 가지고 왔냐이다. 그 과정 안에서 내가 이걸 만드느라 밤샜다, 고생을 엄청 했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런 건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항상 의식하며 말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회사에서 말도 안 되는 시간을 주어질 때는 바로 시간이 부족하단 말이 나오긴 하지만 왜 시간이 부족한지에 대해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설명하려 한다.

프로는 노력한 과정으로 인정받는 사람은 아니다. 손흥민 선수가 골을 100번 넣는 걸 연습했는지, 아님 우리 동네 꼬마가 1000번 연습했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 어떤 시합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래서 골을 누가 넣었는지, 아님 우리 편이 이기도록 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시합이 끝나고 프로선수가 나와서 제가 열심히 했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했는데 안돼서 속상합니다라고 말하는 인터뷰는 볼 수 없다.

 

프로는 먼저 이것을 생각한다

늦게까지 일하면 미안하고 고맙지만 사장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문제를 풀어오는 사람다. 내가 프로 리그로 들어왔을 때 가장 크게 변했던 점은 더 이상 '저 이만큼 노력했으니 알아주세요'라는 식의 말은 그만둔 점이다. 그리고 이걸 그만둔 순간 나는 협상에서 우의에 설 수 있게 되었다. J와 이야기하며 내가 어제 화난 이유는 상대가 자신의 영역에서 제대로 성과를 내지 않고 내 영역을 갑자기 침범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심지어 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확보했다.

이 세가지는 다른 뛰어난 디자이너가 온다 해서 해결할 수 없다. 이건 오로지 내가 그동안 쌓았던 경험들로 응용하여 풀 수 있었던 방법이다. 나는 이 세 가지에 대해선 아주 집요하게 양보할 생각이 없다. 그 나머지 것들은 어찌 되든 큰 상관은 없다. 혹시 나 스스로 '난 열심히 일하는데'라는 말을 사장 앞에 쓰고 있다면 당장 멈추길 바란다. 이 과정을 다 겪은 사장에겐 그 말은 스스로 아마추어라는 동의어와 같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럼 앞에서는 적당히 기분을 맞춰줄 수 있지만 뒤에서는 인정(연봉)을 못 받을 확률이 크다.[참고: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방법]

 

오늘부터 프로가 되자

그럼 이제부터 무엇을 하면 좋을까?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내가 어떤 중요한 일(나만이 가능하다면 더 좋다)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정의해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 외에 것은 일단 버려도 괜찮다. 그게 어렵다면 일단 '내가 이걸 하느라 밤샜다, 고생했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말을 내 입에서 먼저 꺼내지 말자. 실제로 일이 끝난 후 주변에서 나의 고생을 먼저 알아주는 경우도 많으니 서운할 일을 생각보다 없다. 만약 서운하다면 어쩌면 진짜 중요한 일을 못해내서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손흥민 선수를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손흥민 선수가 시합에서 승리한 것을 알게 된 후부터 그 사람의 노력과 고생에 관심 갖는다. 그래서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고 말하나 보다. 그러니 중요한 일을 해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인정과 관심에 대해 본인 입으로 먼저 하는 일을 이제 하지 말자. 이 것 하나만 이해해도 당신은 이제 프로 리그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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